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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의 급등에서 느낀 것 본문

움켜쥠을 위한 되돌아봄

대우조선해양의 급등에서 느낀 것

다음추석 2022. 9. 26. 20:24
출처 - MBM뉴스

이번 대우조선해양의 급등을 바라보며 느낀 것들을, 아쉬움을 정리해 보았다.




1. 가장 비관적일 때 사라
가장 비관적일 때 사라는 것이 시장의 바닥을 논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냐만은, 분명히 통할 때가 있다. 분명히 보일 때가 있다. 그래서 가장 비관적일 때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번 상승이 있기 전, 대우조선해양은 막대한 부채(사실상 자본잠식 상황), 갈피를 잡지 못한 매각 방향성 등 여러 가지 불확실성으로 주가가 전저점을 깨고 지하로 파고들어가고 있었다. 그 이전에도 장이 좋지 못함에도 주목받았던 조선주, 조선기자재주의 짧은 랠리 때에도 동참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이 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요소들이 있었다.
첫째, 대우조선해양은 우리나라 조선 3사로서 다른 대형조선사처럼 수주를 잘 따내고 있었다. 회사의 존립을 걱정해야 하는 정말 심각한 상황이었다면 그 많은 선사들이 대우조선해양에 발주를 했겠는가. 그것도 대당 몇 천억씩 하는 값비싼 배의 제조를 망할 기업에 맡겼겠는가. 대우조선해양은 계약을 계속 따내고 있었고 배도 계속 만들고 있었다.
둘째,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산업은행 소유에 있다는 것이다. 사실상, 없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기업을 산업은행은 막대한 돈을 투자해 살렸다. 이제와서 대우조선해양을 해체한다면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샀을 것이다. 게다가 이제 조선업이 턴어라운드를 하려는 길목에 서있는데 대우조선해양을 없앤다? 정말 많은 비난과 조롱을 당했을 것이다.
셋째, 대우조선해양이 수많은 사람들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직원들부터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의 노동자들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대우조선해양을 통해서 삶을 꾸려나가고 있다. 그래서 대우조선해양은 회사가 위치한 거제시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없어진다면, 수많은 사람들이 생계를 잃고 지역 경제가 휘청거리며 국가 경제에도 그 파급효과까지 생각한다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래서 국가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은 절대 망하게 둘 수 없는 기업인 것이다.

이러한 생각들을 바탕으로 판단하면, 대우조선해양은 언젠가는 매각된다, 언젠가는 정상화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그러면 이렇게 비관적일 때, 대우조선해양에 대해서 두려움과 우려가 팽배할 때는 떨어질대로 떨어진 가격에 하방이 어느정도 닫혀있는 상태에서 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2. '무엇인가 있구나'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떤 행동을 하기 전에 사전에 언론에 무엇인가 슥 나온다.' -증시각도기-
아래 기사를 보면 산업은행장의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대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https://finance.naver.com/item/news_read.naver?article_id=0005017143&office_id=009&code=042660&page=6&sm=title_entity_id.ba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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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거제시장은 대우조선해양의 분리 매각은 있을 수 없다고 언론에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의 분리매각을 우려했던 시장에서는 거제시장의 인터뷰만으로도 꿈틀댔었다.




그렇다면 내가 대우조선해양을 놓친 이유는 무엇일까?

1. 손절의 경험
대우조선해양을 손절한 경험이 다시 매수하기를 꺼리게 만들었다. 그리고 흔히 '나와 잘 맞는 종목'이란 게 있지 않은가. 대우조선해양은 나와 잘 맞지 않는 종목이었다. 다시 손실을 볼 것 같은 좋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2. 심하게 망가진 재무구조
대우조선해양은 사실상 완전자본잠식 상태이다. 대우조선해양이 수출입은행에서 공적자금을 수혈받은 뒤 발행한 2조 3300억 규모의 영구채가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이는 여느 부채와 마찬가지로 갚아야 하는 부채이다. 그래서 대우조선해양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매각하더라도 부채를 갚을 수 없는 자본잠식의 상태인 것이다. 게다가 올해까지는 1%의 이자율을 적용 받지만 내년부터는 10% 이상으로 이자율이 폭등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렇게 된다면 대우조선해양이 지불해야 하는 이자만 어마어마해지는 것이다. 뼈빠지게 일해 흑자를 내더라도 이자를 내는 데 돈을 다 쓰게 되는 상황이 올 수 있는 것이다.

3. 매각의 불확실성
누구와 매각협상을 하고 있는지, 매각이 될지 안될지는 회사 핵심관계자가 아니고서는 사실 아무도 모를 것이다. 2번에서 언급한 대우조선해양의 막대한 부채를 보면 어느 회사가 대우조선해양을 사가려고 할까 의문이 들었다. 무엇보다 올해 있었던 대우조선해양의 파업을 보면서 이렇게 강경한 노조가 자리잡고 있는 회사는 나같아도 사고 싶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조금의 관심이라도 보이는 기업조차 없는 상황에서 대우조선해양의 매각만을 바라보며 대우조선해양을 매수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매각은 정말 긴 시간이 걸릴 것처럼 느껴졌다.

비관적인 생각은 더 깊은 비관적인 생각을 불러일으킨다고, 나는 위에서 말한 대우조선해양의 꾸준한 수주와 수많은 사람들의 생계가 달린 기업을 해체할 수 없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대우조선해양은 절대 망할 수 없다고 판단했었지만 대우조선해양의 재무구조를 지적하며 비관적으로 쓴 기사들, 강경하고 꽉 막혀있는 듯한 노조들, 외인들의 줄 매도, (부끄럽지만) 종목토론방의 조롱글들을 보며 내 생각은 너무나 쉽게 흔들렸다. 그리고 '대우조선해양이 진짜 망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바로 매각이 되지 않는 이상 대우조선해양을 사서 수익을 얻는 것은 굉장히 가능성이 낮은 투자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매각이 되더라도 상승이 크지 않을 것이란 생각도 했다. 워낙 부채가 많고 그렇기에 매각되더라도 유상증자는 피할 수 없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니 더욱 더 대우조선해양은 매력적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대우조선해양으로는 어떻게 수익을 낼 수 있었을까?
대우조선해양을 접근할 때는 좋은 타이밍으로 들어갔어야 했다. 확인하고 들어갔어야 하는 종목이었던 것이다. 무턱대고 싸다고 그래도 여기서 더 빠지기 쉽지 않다고 생각하고 들어가는 것은 정말 기약없는 기다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시에는 싸다고도 판단하지 못한다.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인식이 그야말로 처참한 상황이었고 당연히 더 빠질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들어가야 하는 타이밍이라고 알게 해주는 것들은 무엇이 있었을까. 무엇을 확인할 수 있을까.
앞서 말했던 것처럼 관계자들의 언지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혹은 이번 급등전처럼 다른 조선사들과 다르게 뜬금없이 입질을 주는 것을 보고 '얘가 지금 무엇인가가 있구나'라고 생각하고 투자에 대한 고민을 해볼 수 있었을 것이다.

(아래 기사를 보면 '내가 돌아가더라도 매수할 수 있었을까?' 생각이 들기도 하다.)
https://finance.naver.com/item/news_read.naver?article_id=0002044021&office_id=016&code=042660&page=5&sm=title_entity_id.ba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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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행진·고환율에도 적자 지속딜 진행·구조조정 시 노조 장벽한화 특수선 관심, 분리매각 가능할까대우조선해양 잠수함[대우조선해양 제공][헤럴드경제=김성미·주소현 기자] 최근 강석훈 K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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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지금 시장 상황이 너무나 암울해서 이와 같은 호재가 더 크게 작용한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내일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주가를 원점으로 되돌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후에 내가 쓴 이 글을 다시 읽으며 단순히 아쉬움에 남기는 '다 알고있었는데...'식의 허무맹랑한 글임을 알고 부끄러워 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과정을 거쳐 놓여있는 기회를 찾고 잡을 수 있는 능력이 더디게라도 성장할 것이라 생각한다. 여전히 마음이 아픈 상태로 글을 마무리한다.

출처 - MBM뉴스, 누가 사갈까 했는데 결국은 한화가 가져가는구나
출처 - MBN뉴스, 헐값에라도 산은은 지금 무조건 넘겨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오랜 골머리를 앓았고 한화 아니면 아무도 사가지 않을테니…
출처 - KBS뉴스